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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기록

[책이야기]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 제목: 철학자 김진영의 애도 일기 아침의 피아노/김진영/한겨레출판

by 호두달걀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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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읽었다길래 팬심으로 접하게 되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암 선고를 받은 이후 써내려간 일기들을 유족들이 산문집으로 엮어내었다.

 

저자는 개인적인 글은 책으로서 역할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거나, 존재의 위기에 처한 이들에게 성찰과 위안을 주었다면 책으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말했다. 인간이란 늘 행복하고 기쁠 수만은 없기에, 나 또한 자주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곤 하기에,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위로가 되어줄 수 있을 거라 단언한다. 

 

 

짧은 글들이 다수인데도 그 짧은 글에서도 저자의 철학적 사색을 엿볼 수 있다. 철학이란 단어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철학이란 인간세계를 깊이 탐구하는 학문이기에 저자의 그 짧은 글로도 깊은, 그리고 직접적인 위로와 조언을 주었다. 그리고 글이 짧은 만큼 독서가 어려운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이 접근하기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에는 책을 통해, 저자로부터, 내가 얻은 위로를 내려 놓았다. 

 

낮 동안 너무 뜨거웠다. 저녁 무렵 어스름이 들고 바람이 분다. 갑자기 대책 없이 서글퍼진다. 이 여름이 밉다. 그래, 미워한다는 것, 그 또한 사랑이고 생이리라...

방황을 한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겪었다. 일터에서의 가스라이팅, 할머니와의 사별, 수술. 그 당시엔 마음에 큰 생채기가 그리 크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그저 그냥 아무 것도 하기 싫은 것인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마음 속에 상처가 커서, 많이 지쳐서  그랬나보다. 예전에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 강의에서, 인간관계에서 맞는 이별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뇌에 충격이 가해지는 부위와 똑같은 부위에 충격을 준다며, 그 후유증을 교통사고 후유증 달래듯 달래주어야 한다고 들었다. 1년이 거의 지난 지금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그때 가해진 충격의 강도는 컸고, 이제서야 괜찮아진 것을 느낀다.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치열한 시간이었다만 제3자가 내가 보낸 시간을 바라본다면 그건 그냥 허송세월의 시간일 것이다. 이제 현실을 살아갈 나는 제3자들에게 '나는 허송세월한 게 아니다.'라며 설득을 시켜야 할 것이다. 제가 보낸 회복의 시간이 제3자의 시선에서는 결과물이 없는 오히려 생산률이 마이너스인 그러한 시간들일 것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다가도 괜히 내 인생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한탄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런 생각에 빠질 때마다 누굴 탓할 수 없음에도 지나온 시간들이 괜히 밉게 느껴진다. 하지만 저자를 통해 그 미움조차 사랑이고 생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내가 후회하는 감정도, 한탄하는 것 모두 내가 앞으로 더 잘 살아내고 싶다는 마음의 반증이겠지. 

방황의 시간을 종결하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도 도망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숨어버리고 싶은 난 의욕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조바심이 나는 것이었다. 잘 하고 싶어서. 더 잘 살고 싶어서 불안과 두려움이 도망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숨어버리고 싶은 감정으로 나타난 거다. 하지만 저자가 그게 사랑이고 생이라잖아. 이렇게 또 나는 위로를 받고, 깨닫고, 안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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