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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블 프로젝트

[매블 Day_2] 책이야기 / 단어의 집 / 안희연 저

by 호두달걀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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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3742851

 

단어의 집

비(非)시적인, 건조한, 테크니컬한, 아카데믹한 단어들이 시인의 일상에 기습적으로 끼어들어 ‘가장 문학적인’ 사유의 통로를 여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안희연은 “모든 단어들은 알을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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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진 못 하지만 독립서점에 구경하러 가면, 늘 그날을 기념 삼아 책을 한 권씩 데리고 온다. 나중에 그 책을 보면 그날의 기억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날씨는 어땠는지, 내 기분은 어땠는지, 그날 뭘 했는지 등 말이다. 그 짧은 회상의 경험이 참 기분을 괜찮게 만든다. 이 책을 데리고 온 날은 비가 올 듯 말 듯 꾸물꾸물했고, 목 폴라 티까지 챙겨 입고 갔는데도 은근히 추운 날이더랬다. 친구랑 함께 해방촌에 있는 '고요서사'라는 서점에 들러 구경하다 이 책을 데리고 왔고, 그날 처음 가본 해방촌을 구경할 겸 요즘 핫 하다는 카페에 가서 커피도 한 잔 하고 왔더랬다. 예전에 '고요서사'의 사장님께서 빅이슈에 기고하신 글을 우연히 읽고 인상이 깊어 혹시라도 서점에서 뵐 수 있을까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뵙지는 못하고 책만 데려온 날이었다.

 

이 책은 시인이신 안희연 님께서 생활 속에서 만난 단어들을 통해 사유한 내용들을 엮은 산문집이다. 나에겐 생소한 단어, 마주쳐도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단어들을 주제로 한 안희연 님의 사유를 엿볼 수 있었다. 하나의 단어를 가지고도 존재와 인생 등을 사유하는 것을 보면서, 언젠가는 나도 저런 통찰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덧장> - p156
(중략) 애초에 삶과의 싸움이란 이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결국 내가 살아가면서 보다 성실하게 기록해야 할 것은 숱한 '실패담' 사이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비김의 순간들'이 아닐까. (후략)

 

'덧장'은 기존 간장이나 된장에 새 장을 뒤섞는 것을 말한다. 이 덧장의 과정을 거치면 맛도 영양가도 더 좋아진다고 한다. 안희연 님은 이 덧장에서 인생을 보았다. 여러 번 겪어서 이젠 무뎌질 법도 하건만 내가 인생에서 겪는 패배, 실패는 늘 쓰라렸다. 길을 찾지 못해 시도했던 나의 여러 번의 도전들은 아직까지는 모두 실패로 종결됐다. 그래서인가 언제부턴가 성공을 찾고 싶어 매일을 전전긍긍했다. 전전긍긍하는 매일은 참 지친다. 그런 나에게 이 문장은 깊은 위로로 다가왔다. 잊고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나에게 삶은 필연이 되었고, 그 삶과의 싸움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앞으로 겪을 실패에는 실망하지 말고, 낙심하지 말고, 물 흐르듯 '아, 그래.'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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